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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벅지 관련 개소리
1. 꿀벅지라는 텍스트

꿀벅지라는 하나의 텍스트가 있더라도, 그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지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꿀벅지는 꿀 맛 날 것 같은 허벅지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꿀벅지는 그냥 단순히 섹시한 허벅지를 지칭하는 하나의 새로 생긴 단어일 수도 있습니다. 맨 처음 꿀벅지라는 단어를 처음 쓴 사람이 어떤 의도로 그것을 사용했을지, 어떤 뜻을 담아서 그 단어를 만들었을지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보면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작용하는지도 모릅니다. 꿀벅지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소비, 재생산 되면서 과연 처음의 꿀벅지라는 단어가 내포했던 의미와 지금의 그것이 완전히 같을지는 의문입니다.

하나의 단어에 대해서 동일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것. 그의 의도는 이러이러'했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불쾌해 해야만 하고 불쾌해 하지 않는 사람은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근본이 없는 단어이기 때문에 이 단어는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양상이 더욱 중요할 겁니다.

그런데 단어의 사용에 있어서도 이것은 이렇다- 라고 딱 잘라서 말할 수 없는 것이, 꿀벅지라는 단어가 현재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하나의 일관된 모습은 그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꿀벅지라는 단어를 쓰는 모든 사람이 그 꿀벅지를 가진 사람을 섹스의 대상으로 생각한다거나, 혹은 그 허벅지를 핥아먹고싶다거나 하는 의미로 그 단어를 쓰지는 않습니다. 사실 저는 이오공감 올라갔던 포스팅에서 꿀벅지라는 단어가 사람들에게 섹스의 대상으로 여겨진다는 말을 봤을 때, 조금 놀랐습니다. 정말로 꿀벅지 항가항가 후루룩쩝쩝 맛 좋은 꿀벅지 식으로 꿀벅지라는 단어가 사용된 포스팅은 별로 본 적이 없거든요. 음. DC라던가, 좀 더 음지를 지향하는 곳은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저는 꿀벅지라는 단어를 이 포스팅에서 처음 써봅니다. 그 단어를 들었을 때도 별다른 생각은 없었고, 그냥 섹시한 여자 허벅지를 잉여오덕들사람들이 저렇게 이야기 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했죠. 이 단어를 여태 쓰지 않았던 것은, 애초에 제가 성적인 대화나 표현을 즐기는 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냥 제가 제 입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말 하는게 좀 싫어요(..) 뭐, 제가 금욕적인 인간이라거나 순결주의자는 절대(..)아닙니다만(..)





2. 초콜릿 복근과 꿀벅지

이오공감에 올라간 포스팅과 그에 달린 덧글들 읽어보면서 또 조금 이상하다 싶었던 것은, 초콜릿 복근과 꿀벅지는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초콜릿 복근은 그냥 보기좋은 남성의 근육이고, 꿀벅지는 발정나서 핥고싶은 허벅지니까 다르다는 것은 아무래도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초콜릿 복근도, 꿀벅지도 이성의 섹시한 신체부위를 지칭하는 단어이고, 이것에 0.1g의 성적인 욕망조차 들어있지 않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일테니까요. 근본적으로 둘 사이에 차이는 없습니다.

꿀벅지가 그러한 것 처럼 어떤 이에게 초콜릿 복근은 초콜릿 조각들 처럼 잘 갈라진 섹시한 복근일테고, 어떤 이에게는 좀 더 의미가 확장되어서 달콤해보이는, 만지고 싶고 가지고 싶은 복근일겁니다.

꿀벅지는 핥아먹는 것이고 초콜릿 복근은 젊잖게 그냥 눈으로 보고 '음, 좋군' 하고 생각하고 마는 단어일까요. 아니, 애초에 성적인 욕망을 담아서 쳐다보는 것도 기분나쁜 문제라면 이건 불공평한 게임 아닐런지. 단어가 가진 성적인 함의를 생각해서 꿀벅지를 까려면 결국 초콜릿 복근도 까야합니다. 속 편하게 살려면 둘 다 안쓰면 됩니다. 저는 둘 다 안씁니다(..) 





3. 언론이 쓰는 꿀벅지

언론은 말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가장 거대한 집단인 만큼 단어의 선택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언론이 꿀벅지라는 단어를 지금처럼 마구 써제끼는 것은 까여도 마땅히 쳐줄 실드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가루가 될 때 까지 까여라(..)





4. 성 상품화

여성의 신체부위가 언어를 통해 성적으로 소비되어온 역사가 훨씬 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 것에 대한 거부반응이 훨씬 심하게 나타나는 요즘에도 남성과 여성 중에 어느 쪽이 더 성적으로 소비되고 있느냐고 하면 역시 여성이겠습니다만, 최근엔 남성이 그렇게 소비되는 경우도 적잖게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경우에는 이렇게 격렬한 반응이 도통 나오질 않는다는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여성이' 성 상품화 되기 때문인 것인지, 여성이 '성 상품화' 되기 때문인 것인지. 저는 전적으로 사람들이 후자의 이유로 화내고 있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5. 다시 꿀벅지

어쨌거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표출하는 만큼 꿀벅지라는 단어가 가진 입지가 넓어보이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이글루스에서는 사용 빈도가 꽤나 낮아지겠죠. 하지만 역시 위에도 적었지만, 그냥 안쓰면 너와 내가 편해집니다(..)






6. 덧

그래도 유이는 좋다.
by 띨마에 | 2009/09/23 00:07 | 정신공격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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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_- at 2009/09/23 01:43
소녀시대가 시작한 다리 보여주기에서 후발주자로 등장한
애프터스쿨 측에서 그냥 까놓은 허벅지만으로는 승부하기 힘들어
만들어낸 신조어로 보입니다. 저도 꿀벅지 유이라는 디시 글에서 처음보았구요.

허벅지를 돋보이게 드러내고 춤추고 노래하는 년들은 괜찮고
그걸 보고 좋다고 감탄하는 말은 음란하다. 이런 이중사고가 없이
페미니즘을 어케 하겠습니까.



Commented by 띨마에 at 2009/09/23 23:29
-_-// 소속사측이 만들었든 아니든간에 별로 소속사가 이 단어를 뺄 이유는 없었겠죠. 덕택에 유이 주가만 확 올라버렸으니. 오늘 네이트 스포츠 뉴스만 보더라도, 유이가 시구했다는 기사가 10개 중에 4-5개나 노출이 되었더군요. 그 중에 '꿀벅지'라는 단어가 쓰이지 않은 기사는 보이지 않더라는.
Commented by dunkbear at 2009/09/23 08:38
소녀시대에는 열광하면서 꿀벅지 하면 난리를 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저도 초콜릿 복근과 꿀벅지란 단어는 안씁니다. (솔직히 초콜릿 복근은
띨마에님 글에서 처음 접하는 단어네요... ㅡ.ㅡ;;;;)
Commented by 띨마에 at 2009/09/23 23:31
dunkbear// 초콜릿 복근이라는 말. 저도 언젠가부터 갑자기 많이 듣게 된 말인데, 아마 스피드 레이서 개봉 즈음해서 MBC에서 비 특집 다큐멘터리 내보냈을 때 부터 초콜릿 복근이라는 표현이 들렸던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09/09/23 09:52
게시물에서 본 적은 많은데, 자판에 입력해 본 일은 없는 단어네요.

신문같은 매체에서 쓰는건 결코 잘하는 짓이 아니죠.
Commented by 띨마에 at 2009/09/23 23:34
MessageOnly// 인터넷 언론이나 스포츠 신문은 기존의 메인 스트림에 서 있는 언론에게 요구되는 엄정함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적용되니까요. 이런 자극적인 표현도 서슴없이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지면에서 온라인으로 사람들의 기사 노출도가 이동하고 있는 이상, 이번 꿀벅지 건이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이런 일들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더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미뉴엘 at 2009/09/23 11:54
3. 언론이 쓰는 꿀벅지

언론은 말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가장 거대한 집단인 만큼 단어의 선택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언론이 꿀벅지라는 단어를 지금처럼 마구 써제끼는 것은 까여도 마땅히 쳐줄 실드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가루가 될 때 까지 까여라(..)

제일 맘에 드는군요. 전 개인적으로 사적에서 이런 단어를 쓰든 말든 별 상관 않합니다만, 공식으로 이런 단어를 쓰는건 약간 그렇지요.
Commented by 띨마에 at 2009/09/23 23:37
미뉴엘// 이글루 이오공감 떡밥 영향이었는지, 꿀벅지 논란 관련해서 기사도 하나 떴더군요. 하지만 이런 논란 자체가 애프터스쿨과 유이에게는 득이 되는 일일테니(..)
Commented by 길.. at 2009/10/12 16:22
언론에서 이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이 가장 문제였던 듯 합니다. 사실 국어사전에조차 등장하지 않는 희한한 신조어들을 언론에서 얼마나 재생산해내는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스타일 이라는 드라마로 유명해졌다는 "엣지있다"라는 말도 사실 외래어와 한국어를 기묘하게 조합시킨 건데 언론에서 한참 오르내리더니 이제는 방송에서도 스스럼없이 정확한 의미도 모른채 이 말을 씁니다. 꿀벅지 라는 단어가 또 하나의 그런 현상이 되는 것이 짜증날 뿐이에요. 적어도 대한민국 언론이라면 모든 걸 다 떠나 기본적으로 한글을 올바로 사용해야 한다고 보는데, 언론이고 방송이고 한글의 오남용 사례는 점점 늘어가고 어린 아이들은 제대로 된 언어를 배우기 전에 비속어나 은어를 먼저 배우게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쁩니다~; 언론이 정신 차려야 할 것 같아요.;
Commented by 띨마에 at 2009/10/20 10:49
길..// 예능이나 오락 프로그램에서 어느정도 형식에서 벗어난 단어나 문장을 쓰는 것은 '재미'를 위해서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만, 그래도 그것을 사용함으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은 생각을 하고 써야겠죠. 말씀대로,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상당히 부족한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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